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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륵산 정상에서
등록일 : 2011-10-12 (수) 05:31
 미륵산 정상에서 / 박미림 어질러놓은 듯 안개 가득하여 구석구석 핥아 주고 싶은 산등성이다 촉촉한 가지마다 벌건 햇살이 그리웠는지 욱신거린 이슬에 기웃거린다 무작정 정상에 오르는 것이 아니었다 이곳은 새로운 유배지, 초연하게 기다려야 한다 왜 이곳에 있는지 의문이 사라질 때 까지 눈만 열어두고 입 다물어 나를 낮추는 자세로 순한 짐승이 되어 하산해야 한다 모든 것을 자연에 넘겨주고 하늘과 산 우중 풍경이 된 곳에서 손바닥 안에 그려진 지도 펼쳐 여백 가득한 풍경화 한 폭 마흔아홉 하산길에 내다 팔아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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