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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꽃
등록일 : 2011-08-11 (목) 19:11
 잎도 가지도 순결한 나는 뿌리가 없어 땅속 깊은 곳에 영역을 표시할 수가 없어요 나비가 날아들지 않아 향기도 품을 수 없어요 그녀가 지난여름 책갈피에 넣어둔 꽃잎 같은 것은 당연히 없겠지요 바라보다가 자꾸 뒷걸음치며 멀어져 갈뿐 아무도 내게 가까이 다가오지 않아요 가질 수도 품을 수도 없고 그녀 책갈피에 꽃잎이 될 수 없는 나는 어쩌면 좋을까요 꽃이라 이름지어준 그대들이 야속하여 햇빛이 눈부시다는 이유로 슬며시 눈물도 흘려보았지만 그럴수록 내 몸에서는 하얗게 가시만 자라났죠 장미꽃 가시는 도도하게 그대들을 찌르지만 내 몸에 가시는 겸손하게도 햇빛 웅성거리는 날 작성일 : 2010-04-21 14:18: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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