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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톱
지난 여름 바닷물에 널 담지 못했다.그것이 미안해서일까발가락 끝에서 늘 나 보다 먼저길을 나서는 네가 안스러워종일 바라보았다.이른 아침이나 늦은 저녁이면꼭 널 다듬어야겠다고 한번쯤 생각한다. 한계절만큼 길어져있다. 이대로 둘 수는 없는데서서히 네가 불편해진다.  오늘은 신발 코앞에서 걸리적거리는 너 때문에 걸을 때마다. 엄지발가락이 몸살을 했다. 자를까 말까색깔...
여름밤 바닷가에서
푸른빛으로 숨쉬던 바다가 슬픔에 젖어 우는 밤이 아프다 파도가 얼룩져 넘실거린다 조각난 꿈들이 모래사장에 질펀하게 늘어져 음부를 드러냈지만 여름밤은 한낱 꿈이라며 한 여자는 가슴을 끌어안고 울고 있었다 한 여자를 뒤로 하고 애매한 표정으로 푸른 바다가 일러준 섬을 향해 발길 돌리던 한 남자가 영혼이 부끄러운지 자꾸 뒤를 돌아본다 여자는 그렁그렁 맺혀진 눈물 같은 것은...
나는 호박이랍니다
나는 못생긴 호박이랍니다. 그대에게 한걸음도 다가서지 못하는 절름발이 사랑만 하고 있는 호박이랍니다. 그대가 날 안아주지 않으면 영원히 차다찬 가슴안고 숨 죽여 지내다. 까맣게 썩어버릴 잎 넓은 호박이랍니다.  그가 나를 처음 바라보았을 때 나는 호박인 것을 잊고 그대에게 선택되길 욕심부렸습니다. 못생긴 것이 주제도 모르고 그대 마음 차지하려한 형벌은치유되지 않는...
쇼윈도 앞에서
금간 유리창 서로 결박하지 못한채 비바람에 덜컹거린다엄마 자궁안에서 잘 길들여 졌던 두려움이야릇한 인사를 건네며 내 안에서 총총히 걸어나온다그러자 겨우 지탱하고 있던 중심이 흔들린다금간 유리창에 교차되는 그날 밤 그 사람, 혼자 남겨진 이 묘한 기분 느끼게 해준 사람들이 괜히 미워졌다쇼윈도에 갇힌 사람들이 하나같이 불쌍해보인다 서로 결박하지 못한 이 못난 인연들 어...
그날, 광주는 침묵하지 않았다
광주 금남로 거리는은빛 물결 치듯 태극기 펄럭였다나는 한 낮 태양 아래에서목마름을 느꼈다심한 갈증이 났다전남대 앞을 지나는 길위에서나무가지 사이로 시간이 훌쩍 흘러갔고 붉은 피와 시 퍼런 영혼은 아직 숨을 쉬고 있었다칼과 총을 들고 달려드는 군인들태극기와 몽둥이를 들고 자유를 지키려는 사람들아, 나는 그 광경을 먼 거리에서아주 어린 시절 사람들의 입에 입을 통해귀 동...
신문속에
  이른 새벽 던져진 세상켜켜이 쌓인 삶의 파편들이 나열되어 있다잉크가 마르지 않은 세상 사이사이에긴장감 이는 행렬이시위하듯 틀 속에 우글거리고 있다꾸역꾸역 채워진 탓인지사각 귀퉁이에 매달린 사람은착지 준비중이고다른 사람 하나 비집고 들어서더니도마뱀 꼬리처럼 잘리어 나간다언덕이 없으면 매번 낙상하고 마는 세상에우리들은 또 다시 도마뱀 꼬리가 된다* 박미...
이 시대의 늪
한 사내가 절벽보다 더 가파른 등을 보이며 저만치 걸어간다난, 그가 누구인지를 모른다.다만, 가파른 그 사내의 등에서 쓰레기통에 쑤셔박힌 오늘 신문 머릿기사를 볼 수 있었다.그 사내는 오늘 무엇을 위해 입을 열었고 눈을 떴을까 사내의 뒷모습이 거리 한 복판에서 하나의 흑점으로 남겨질때까지 난, 그 사내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내일이면 신문 한귀퉁이에 실린 그 사내의 자살...
불황不況
거리에 사람이 없다다들 어디로 숨어버렸는지겨울 찬바람에 꽁꽁 얼어버린민심만 불고 있다그래도 차들은 씽씽달린다백화점 명품코너에는 매출이경쟁하듯 올라가고은행은 돈이 남아돌아 울상이라니도무지 이놈의 세상은언제까지 거꾸로 돌아갈지돈 남아 도는 놈들이나잘먹고 잘사는 세상이왜 이리 오래도 가는지차도 집도 없고한끼 먹을 양식 조차 없는 이들은 죽어라 죽어라 해도늘 그...
꿈에 대해 말하자면
  햇빛따스한 그늘에 쉬어가는 단꿈을 꾼다나에게 꼭 맞는 꼬까 신발을 신고나비 쫓는 꿈, 그 나비를 잡지 못해투정부려대는 아이가 되어있는 나를 본다나비는 나에게 무엇이었던가?내 안에서 꿈틀거리는 또 다른 존재였던가? 내게 있어 나비는, 아이 엄마가 된 지금도 잡지 못한 환상속의 꿈같은 것은 아니었을까?이 나이 먹을때까지 단, 한번도 잡아보지 못한 나비, 오늘도 꿈에서...
그대여! 그대 정원에 할미꽃을 보라!
  내가 이 봄날에 당신이 머무는 정원의 할미꽃으로 피어나는 것은 아직도 못다한 사랑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내가 그대를 사랑하다 사랑하다 다 사랑하지 못한 수줍은 사랑이 아직도 가슴 한복판에서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가 그 찬란한 햇살 속에서도 고개를 들지 못하는 것은 차마 그대를 바라 볼 수 없는 그 사랑이 깊기 때문이다그대여! 정원에 할미꽃을 보라 그대 바라보...
습한 삶 즐기기
부서질 수 없는 삶 가운데에서습한 공기를 흡입한다습한 공기는 역시나 내 안에서부실하게 젖어든다상큼한 공기를 흡입하는 일이이렇게 어려운 삶인 줄 알았다면애초에 나는 시작도 하지 않았을테지만그건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시작된 삶이었다끈질긴 하루는 늘 팍팍하다숨통이 막혀오는 것 쯤은 예사다그래도 이렇게 난 잘 살고 있다오염되지 않는 공기 속에서살아간다만 며칠이나 내가 ...
빽미러에 갇힌
도망가려 해도 쫓아온다. 무언가를 말하고 싶은 듯, 그 말을 들어주고 싶은데 차는 아랑곳하지 않고 오후에 내린 햇살을 뒤로하고 달린다. 얼마쯤 달렸을까 숨가쁘게 쫓아오던 햇살이 사라졌다.빽미러에 비친 것은 이제 햇살이 아니다. 웅크리고 있던 검은 달이 빽미러에 가득 차 금방이라도 터질 듯, 잠겨있다 실핏줄 같은 잠깐의 빛이 간혹 스쳐지나갔지만 검은 달이 빽미러에 ...
쌀밥 한 숟가락
그날도 우리 아버지 늦은 저녁상 미루시며밥 한 숟가락을 남기셨다.곤하게 자다가도 아버지 인기척에 나는 하루도 빠짐없이 눈비비고 앉았다.아버지가 수저를 놓으실 때까지난 쌀밥에 근황만 염려되어침 꿀꺽 넘기며 바라보았다. 아버지가 숭늉을 찾으시면 나는 남겨신 쌀밥 한 숟가락을 날름 해치웠다.나는 그 시절 아버지가 진짜 배불러서밥을 남기신 줄 알았다.철부지 나는 나중에서야...
스타킹
오늘도 그녀와 사랑을 하였다. 그녀의 발가락 그녀의 발목 종아리 그리고 허벅지 그녀의 포동포동한 엉덩이 우리 사랑은 늘 여기서 멈춘다. 그녀가 더 이상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은밀하게 더 사랑할 수 있는데 그녀가 원하는 사랑은 여기까지다.그런 그녀에게 난 이미 중독이 되어버렸다. 그녀가 내 몸을 칭칭 감을 때면 가슴 벅찬 사랑에 가뿐 숨을 몰아쉬곤 한다.그녀와 나누는 사랑은...
멸치똥을 바르다가
멸치 한 상자 사들고 왔다마지막 몸부림 그대로미이라가 된 멸치쟁반에 부어놓고 한 놈 한 놈배 갈라 똥을 끄집어냈다똥의 크기가 각 각인 것이놈들도 우리네 삶처럼잘난 놈 못난 놈 있는그들만의 세상이 있었나 보다저 배 터지는 줄 모르고꾸역꾸역 쳐 먹고 있는우리네들 뱃속이나배 갈린 멸치나 무엇이 다를까?그 똥이란 것다 똑같이 담고 있는 것을그래도 멸치는바다를 향한 꿈이라도 ...
새해 아침은 그렇게 떨리는 가슴으로 오십시오
밤 사이 눈이 많이 내렸습니다. 어려운 경기에 추위까지 겹친 명절 . . . 가족과 이웃의 따뜻한 마음 나눌 수 있는 연휴동안 서로의 어깨와 등을 토닥이는 우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훈훈한 명절, 따뜻한 명절 '마이뉴스코리아' 찾아주시는모든 님들 명절 잘 보내시고 오고가는 고향길 안전 운전하시고 2009년은 뜻하시는 모든일 소원성취하시길 바랍니다. 베풀어주신 마음 올해도 변함없는...
누군가 조율하는 세상에 나는
빛이 잠시 숨어들었다.그 순간을 놓칠세라 그림자도덩달아 숨어들었다.누군가 세상 이치를 조율하고 있나 보다.누군가 조율하는 이 세상에 나는 하나의 흔적으로 현現을 탈 뿐이다.태양에 의해 서서히 말라가거나 태양에 의해 갈증을 느낀다거나태양에 의해 눈부신 하루가 눈물이 난다거나 하는 글 : 박미림 [ "나의 시 나의 글" 중에서 ] 작성일 : 2009-01-19 20:08:22
덤덤담담
처연하게 매달린 잎새 덤덤 담담 거리를 오고가는 이들도 덤덤 담담 도로를 질주하는 차들도 덤덤 담담 잠 달아나버린 나도 덤덤 담담 세상 참 싱겁다 글 : 박미림 [ "나의 시 나의 글" 중에서 ]   작성일 : 2009-01-06 18:5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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