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장보살의 간절한 원이 있는 곳 신어산 동쪽에 위치한 동림사

김해 신어산 자락에는 서쪽으로는 은하사 가 있고 동쪽으로는 동림사 가 이웃하고 있다. 은하사 를 뒤로 하고 다시 나와 주차장 입구에 동림사 일주문으로 들어서면 꼬부라진 길이 휘돌아 나타난다. 동림사 일주문 에는 지장보살님이 두 분 나란히 중생을 맞이한다.

지장보살은 지옥에 단 한명의 중생이 남아 있어도 성불하지 않고 다 제도하겠노라는 크디큰 서원을 세우신 보살님이시다. 그런 지장보살이 육환장을 짚고 일주문 앞에서 떡하니 버티고 있으니 세속에 찌든 중생의 마음이 갑자기 웅크려 든다.

그렇게 들어선 동림사 는 꼬부라진 길 을 한참 헉헉거리며 올라가자 천왕문이 나타나고 그 앞에도 지장보살이 녹색 이끼로 몸에 치장 을 하고 나를 반긴다. 지장보살 양 옆으로는 마두보살이 서있다. 마두보살은 그 스스로 말이 되어 중생의 고통을 대신 받는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천왕문은 다소 썰렁하게 방치된 듯 한 느낌이 든다.

천왕문으로 들지 않고 나는 찻길을 따라 걷는다. 동림사 주차장에 당도하자 정겨운 돌담길이 나를 반기고 또 다시 지장보살이 마당 한편에서 세속을 내려다보고 있고 뒤로는 신어산이 병풍처럼 감싸고 있었다.

동림사 는 가락국(43-532)초기 허황후의 오빠인 장유화상이 가락국의 안녕과 번영을 염원하는 뜻으로 창건하였다고 전해지나 임진왜란 때 인근 은하사와 더불어 화재로 소실되었다가 화엄선사와 월주스님에 의해 다시 창건되어 지금에 이르고 있다.

그러다 보니 동림사 는 은하사 에 비하여 많이 현대적인 느낌이 들지만 산중 안에 작은 텃밭에 이런 저런 야채들이 운치를 더한다. 천왕문을 들어서 높다랗게 펼쳐지는 계단을 오르면 채마밭을 앞에 두고 동림사 의 전경이 펼쳐진다. 한마디로 신어산 품안에 동림사 가 안겨 있는 형국이다.

동림사 입구에는 또 산악자전거를 탈수 있는 코스가 만들어져 있기도 하다. 그리고 산림욕장까지 있어 하루코스로 은하사와 동림사 양 사찰을 돌아보는 것도 꽤 괜찮을 것이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신어산 을 오르면 더욱 즐거운 시간이 될 것이다. 10월 나무들은 벌써 물들기 시작한다. 이럴 때 가까운 산사를 찾아보는 것도 마음에 도움이 될 것 같다.
마이뉴스코리아/김필선기자

최종편집일: 2009-10-07 오후 6:3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