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 대산면 악양마을 북쪽 절벽에 위치 문화재자료 제 190호로 남강이 아래 흘러

그곳엔 바람이 귓전을 때린다, 아래로는 남강물이 유유히 마치 아무 일 없다는 듯이 그렇게 흘러간다. 봄이면 넓은 들판에는 온갖 꽃들을 피우는데 그 많던 꽃들은 다 어디가고 스산한 바람만 불더라.…….

악양루로 가기위해 마산에서 출발 요즈음은 차라리 고속도로 보다 편한 1004호선 국도로 길을 나선다. 내서읍까지 조금 밀리고 마산 대학교 앞에서 부터는 잘 다듬어진 길을 시원하게 달릴 수 있다. 그래서 나는 늘 함안 쪽을 갈 때는 이 길을 이용한다.

가야읍을 들어서 고속도로 인터체인지 쪽으로 방향을 꺾어 그대로 법수면 쪽으로 쭉 직진하면 비록 2차선도로 이지만 꺾임이 없이 곧은길이기에 보기도 좋다. 그 길을 끝까지 가면 남강 둑이다. 그에 조금 못 미쳐 사거리에서 처녀뱃사공 비와 악양루를 알리는 작은 이정표를 확인하고 좌회전을 하면 다리가 나타나고 그 다리에서 좌측으로 보면 절벽에 정자가 자리 잡고 있다. 바로 그 정자가 악양루다.
 
악양루는 조선 철종 8년(1857)에 세운 것이라 한다. 악양루는 전망이 아주 좋은 곳에 자리 잡고 있는데, 정자 아래로는 남강이 흐르고, 앞으로는 넓은 들판과 법수면의 제방이 한눈에 들어온다.

한국전쟁 이후에 복원하였으며, 1963년에 고쳐 지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앞면 3칸·옆면 2칸 규모의 건물로, 지붕은 옆면에서 볼 때 여덟 팔(八)자 모양인 팔작지붕이다.

정자의 이름은 중국의 명승지인 ‘악양’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고 전한다. 옛날에는 ‘기두헌’이라는 현판이 있었다고 하나, 지금은 청남 오재봉이 쓴 ‘악양루(岳陽樓)’라는 현판만 남아 있다.

악양루에서 바라본 남강변 풍경은 초겨울의 쓸쓸함이 묻어난다. 하지만 봄이면 연두색으로 물든 남강 변에서 들꽃축제며 이런저런 행사들이 많이 열린다. 또 경비행장도 인근에 위치해 마음만 먹으면 하늘도 한번 날아 볼 수 있다.

하지만 악양루는 어쩜 봄은 봄대로, 여름은 여름대로, 가을은 가을대로, 겨울은 겨울대로 그대로 그림일지도 모른다. 아래로 흐르는 강물은 은빛 반짝임으로 눈이 부시고 색 바랜 나뭇잎은 바랜 그대로 자연일 뿐이다. 악양루에 서면 누구나 선비 혹은 시인이 된다.…….
마이뉴스코리아/하재석

최종편집일: 2009-12-14 오후 8: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