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와 거북이의 슬픈 전설을 간직한 사천시 서포면 비토섬 안의 또 다른 섬 아름다운 섬 미섬
아마도 토끼와 거북이의 전설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알고 보면 참 슬픈 별주부전의 고향인 사천시 서포면 비토 섬 그 섬 안의 또 다른 섬 너무나 아름다워 이름마저 아름다울 美 미섬 내 고향 미섬을 그리움처럼 담아보았다.

미섬의 또 다른 정확한 이름은 행정구역상 '진도' 다. 하지만 나는 어릴 적부터 동네 사람들과 내 부모님들 그리고 언니, 오빠 들이 입버릇처럼 불러온 미섬이라는 이름이 더 좋다. 남들처럼 화려한 휴가를 가지는 못하지만 내가 자란 고향 섬 미섬은 오히려 타지 인들에게는 일부러 휴가를 내어 찾아서 오는 곳이기에 어쩌면 나에게는 복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고향에는 홀로 사시던 어머니마저 돌아가시고 지금은 그저 빨간 지붕 빈집이 섬을 외롭게 지키고 있다.

미섬으로 가기위해서는 먼저 비토섬 아니 지금은 다리가 있어 섬이라기보다는 비토리를 거쳐 가야 한다. 비토를 거쳐 지금은 폐교가 된 서포초등학교 분교 앞 선착장에서 별학 섬을 마주보고 있는 섬이 바로 미섬(진도)이다.

옹기종기 몇 채의 집들이 사이좋게 자리를 하고 그 뒤로는 나지막한 산 능선이 펼쳐 진 어릴 적 아버지와 깨 농사짓던 풍경이 눈앞에 들어오는 그림 같은 곳이다. 지금이야 나이 먹어 그림 같은 풍경이라고 하지만 어릴 적 그때는 왜 그렇게 그곳이 싫었는지......,

밤이면 파도소리 바람소리 지긋 지긋하던 곳 눈 뜨면 마당가에 바다가 펼쳐지는 그곳이 지금은 아련한 그리움이 되어 나를 다소 감성적이게 한다. 물론 이런 저런 우리가족들의 이야기들이 섬 곳곳에 숨어 있어 더욱 그렇다.

어릴 적에는 그저 크게만 느껴지던 친구들과 공부하던 분교의 분교인 학교 교실 건물이 지금은 너무나 작아 져 버리고 오히려 텅 비어 을씨년스러운 모습에 만감이 교차한다. 가끔은 다니려 왔지만 새삼 되돌아보면 미섬은 변함없는데 떠나버린 인간들이 남긴 아쉬움들만 남아 괜스레 집 앞 무궁화나무의 꽃잎들만 바람에 하나둘 몸을 던지며 궁시랑 대고 있었다.

무궁화나무는 어릴 적 아버지가 심어 지금은 나무아래 시원한 평상을 놓을 수 있을 만큼 커다란 그늘이 되어 고향 섬을 찾은 우리들에게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연결해 주는 끈이 되어 준다. 안방에서 문만 열면 바로 코앞에서 파도가 오락가락 바람과 장난질을 한다.

또 집 마당에서 보면 저 멀리 창선대교가 길게 그 몸을 드러낸다. 아득하다. 그리고 등대섬이 보인다. 집 뒤로 난 길을 따라 섬 뒤로 돌아가면 물이 들면 외따로 섬이 되고 물이 빠지면 미섬과 한 몸이 되는 모계 섬이 자그마하게 자리하고 있다.

아쉽게도 물이 들어 그곳에 들어가지는 못했지만 어릴 적 기억으로는 아주 신기한 바위들이 너무나 많았다. 그리고 섬 뒤편으로는 어릴 적 우리들만의 비밀 장소가 있다. 차라리 복잡한 해수욕장보다는 항상 평온하고 맑고 잔잔한 바닷물이 수영하기에 너무나 좋은 바로 우리들만의 수영장이 꼭꼭 숨어 있기 때문이다.

그곳엔 지금도 자갈이 파도와 사랑을 속삭이는 소리가 들린다. 좌르르, 좌르르 그렇게 섬 주변의 풍경을 감상하면서 섬을 돌아보는 재미도 제법 쏠쏠하다. 섬에는 요즈음 민박도 할 수 있다. 배를 태워주고 또 편안하게 잠을 잘 수도 있기 때문에 어쩌면 도시 생활에 찌든 사람들에게 다시 한 번 아련한 고향의 그리움을 심어 줄지도 모른다.

아득한 밤바다 저 멀리 반짝이는 창선대교의 불빛들과 출렁이는 파도소리, 바람소리, 하늘, 별, 풀벌레 소리가 어쩌면 눈물이 나도록 시린 그리움이 될지 모른다. 너무나 아름다워 그 이름도 아름다울 美 미섬에서의 하룻밤이 지금 다시 이렇게 그리움이 되어 가슴에 쏴한 바람이 된다.

가시는 길은 남해고속도로에서 곤양톨게이트를 빠져나가면 바로 서포면으로 가는 이정표가 나온다. 그 이정표를 따라 쭉 들어가면 비토리가 나온다. 그 비토리 를 지나가다 보면 서포초등학교 서포분교를 만난다. 분교 바로 앞에 보이는 섬이 미섬이고 그 앞의 작은 섬이 별학섬이다. 그곳에 주차를 하면 된다.

그리고 사천톨게이트에서 차를 내려 삼천포항 방향으로 가는 중간에서 사천대교를 건너는 방법도 있다. 그 둘 중 편리한 방법으로 미섬을 찾으면 토끼와 거북이의 슬픈 전설을 간직 한 비토리 미섬(진도)의 아름다움을 만날 수 있게 될 것이다. 어쩜 미섬의 아름다움이 가슴에 남아 가끔 바람처럼 스치는 아련한 그리움이 될지 모른다.

마이뉴스코리아/김필선기자

최종편집일: 2009-08-04 오후 6:5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