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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 오산 사성암 참배
     등록일 : 2014-06-23 (월) 20:09



비가 오려는지 하늘엔 먹장구름이 가득한 가운데 마음에 품었던 곳을 찾아 내 오랜 된 차를 끌고 길을 나선다. 하동을 지나 섬진강을 끼고 한참을 달려 구례 오산이 품고 있는 한 가지 소원은 반드시 들어 준다는 약사유리광여래불이 계신 곳 사성암 이다.
 
사성암은 백제성왕 22년(544년)에 연기조사에 의해 처음 창건된 도량이다. 그동안 원효대사, 도선국사, 의상대사, 진각국사 이 네 분의 성인이 수도를 하였다고 하여 '사성암'이라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사성암을 품은 오산은 백운산에서 시작된 산줄기가 구례 땅에 와 지리산을 바라보며 섬진강 물을 마시는 형국이라 '오산지리산'이라 부르는 천하의 명당이며 기도처라고 한다.
 
그리고 사성암 약사전에는 원효대사가 선정에 들어 손톱으로 바위 위에 그리신 치유의 화신 '약사유리광여래불'이 본존불이다. 솔직히 바위절벽위에 아슬아슬하게 걸려 있는 것 같은 약사전에 올라 바깥에서서 발아래 펼쳐지는 사바세상을 보며 촬영에 여념이 없다가 약사전안 전경을 담자고 사진을 촬영하자 안에서 누군가 제지를 한다.
 
카메라를 거두고 약사전 안에 들어가 3배라도 드려야지 하고 법당 안에 발을 들인 순간 정면을 바라보곤 깜짝 놀랐다. 순간 아! 하는 탄성이 절도 터졌다. 바로 원효대사가 손톱으로 그렸다는 약사여래부처님이 떡하니 유리 뒤 바위에 암각 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 아름답고 장엄한 모습에 절로 탄성이 나온 것이다.
 
마음이 편안하다. 부처님의 상호를 보자 세상의 시름이 다 사라진다. 아 이 평안함에서 깨어나고 싶지 않다. 하지만 난 다시 사바세상으로 들어가야 한다. 3배를 드리고 일어나 아까 사진 촬영을 제지한 보살에게 100일기도를 신청한다. 소원이 뭐냐고 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소원이 떠오르질 않는다. 그리곤 에라 모르겠다. 오늘 여기서 소원하신 모든 분들의 소원을 이루게 해달라고 적었다. 기분이 좋다. 입가엔 미소가 절로 난다.
 
아쉬운 참배를 뒤로하고 오산정상을 향해 돌계단을 오른다. 돌계단을 오르는 발걸음도 가볍다. 그리고 그 끝에는 극락전이 있다. 극락전을 참배하고 다시 길을 오르니 이번에는 소원바위 와 미소부처님을 만난다. 소원바위 앞에서 옆 바위에서 미소부처님을 만나면 그날 소원은 반드시 들어 준단다. 그런데 이런 미소부처님이 나를 보고 계신다. 어라 이러면 내가 너무 행복한데.
 
다시 10여 미터를 가자 이번에는 산왕전이 있고 자연관세음 보살님이 떡하니 맞아준다. 바위자체로 관세음보살의 형상을 하고 있어 자연관세음 보살이라고 칭하나 보다. 어찌되었건 그 옆으로 수많은 분들이 깨우침을 갈구한 도선굴이 있다.
 
도선굴 을 통과해 본격적으로 오산 정상으로 향하는 나무 계단이 나타난다. 이 때 부터 쌕쌕이는 숨소리가 거칠어진다. 아하, 평상시 운동 안한 것이 여기서 나타나는 구나 싶다. 힘들다 느끼는 순간 발아래로는 사바세상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다시 잠시 여유를 부려보려는 데 이번에는 웬걸 위로 높게만 뻗은 계단이 나타난다. 헉헉 거리며 겨우 올라 이젠 정말 지치려고 하는데 거짓말처럼 오산정상이라는 팻말이 떡하니 나를 반긴다. 이런…….아하, 여기가 정상이구 싶지 않게 주변에 높이 자란 풀들 때문에 사방이 막혀 보이질 않는다.
 
다시 잠시 더 걸어가자 사방을 둘러볼 수 있는 팔각정이 떡하니 버티고 있다. 팔각정에 올라 발아래 펼쳐지는 사바세상을 둘러본다. 뱀처럼 꾸불꾸불한 섬진강이 눈에 들어오고 그 옆으로 거미줄 같은 고속도로가 쭉 뻗어가고 있다. 그 사이 사이 중생들이 사는 곳이 장남감 처럼 옹기종기 모여 군락을 이루고 있다.
 
그리곤 앞으론 지리산줄기가 아스라이 펼쳐진다. 날이 흐려 잘 보이진 않지만 그 웅장함이 나를 압도한다. 남해바다에서 꼬리를 담그고 있는 섬진강이 길게 꾸불꾸불 굽이쳐 흐르고 그 틈 사이 들판마다 중생들이 삶이라는 것을 영위하는 구나 싶다.
 
고속도로 위에 차들은 어디로 가는지 한치 앞도 모른 체 쌩쌩 달린다. 나도 그렇게 달려가겠지. 하며 산을 내려온다. 터덜터덜 걸으며 길을 내려온다. 그렇구나. 올랐으니 내려가야 하는 구나. 왔으니 가야 하는 구나 세상에 생겨난 모든 것은 반드시 사라진다. 그것이 진리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아니 영원할 것이 없다. 나와 너 백년도 채 못 사는 중생들 아닌가. 사성암에서 나를 많이 채찍질 한다. 가슴에 품었든 아픔이랑 분노랑 절망이랑 슬픔과 원망들 다 지워라 잊어라 버려라 한다. 아서라, 부질없다. 그냥 한 때 꿈이라 한다. 그렇게 사성암 참배는 많은 것을 생각게 하는 행복한 찰라 로 기억 속에 자리 잡는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아차 참. 사성암은 개인차가 오르기 힘든 길이니 애초에 산 아래 사성암 정류장 이라는 곳에 차를 세우고 버스를 이용하거나 사성암 길목 바로 앞에 위치한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택시를 이용하는 방법을 권한다. 택시 같은 경우 왕복 10.000원인데 기사님들도 참 친절하다. 거리는 비록 얼마 안 되지만 아주 가파른 길이라 차 한대가 올라가면 한대는 기다려 주기 때문에 일반차량을 이용하시기가 조금 힘들고 출입자체를 금지하고 있다. 참고하시길.
 
마음이 아픈날 '약사유리광여래불'이 주석하고 계시는 구례 오산 사성암이 어떤지. 잠시 치유의 손길 부처님손길을 온 몸으로 마음으로 느껴 보기를 그렇게 마음에 품었든 의심하나 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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