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뉴스코리아 는 세상을 보는 창 인터넷 정론지

뉴스홈 > >

ㆍ추천: 0 ㆍ조회: 976

수많은 이야기를 담은 스토리텔링의 보고 무기연당(舞沂蓮塘)
등록일 : 2012-02-22 (수) 20:33

칠원면 무기리에 있는 무기연당은 조선시대 연못을 연구하는 귀중한 자료일 뿐만 아니라 당시 사대부가 만든 연못의 정수를 보여주는 곳입니다.

특히 무기연당은 무기와 연당이란 그 이름 자체에서부터 시작해 풍욕루, 하환정 등 선비정신을 담은 명칭이 많아 나라가 어지러우면 칼을 잡지만 평소에는 이름을 숨기고 당쟁을 피해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고자 했던 조선 선비의 철학이 그대로 담겨 있는 곳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자연에 묻혀 살고자한 이름 무기(舞沂)

무기연당의 舞沂는 논어(論語) 선진편(先進編)에 나오는 구절 浴乎沂風乎舞雩(기수에서 목욕하고 무우에서 바람 쐰다)에서 따온 말입니다.

공자가 어느 날 자로, 증석(증점), 염유, 공서화의 네 제자와 함께 앉아 너희를 알아준다면 무엇을 하고 싶으냐고 물었습니다. 자로는 삼년이면 제후의 나라를 기근에서 구할 수 있다고 하고 염유는 삼년이면 사방 육칠십 리의 백성을 풍족하게 할 수 있지만 예악은 군자를 기다리겠다고 하고 공서화는 종묘의 일과 회동이 있을 때 단과 장보를 쓰는 작은 벼슬자리에 있겠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증석에게 묻자 거문고를 내려놓고 늦은 봄에 봄옷이 다 지어지면 관을 쓴 사람 대여섯과 어린아이 예닐곱으로 기수에서 목욕하고 무우에서 바람 쐬며 노래를 읊조리다 돌아오겠다고 하자 공자가 감탄하고 나도 곧 점과 함께 하겠다고 했다는 것입니다.

거기서 따온 말이 곧 舞沂이니 이는 곧 벼슬에 연연하지 않고 자연에 묻혀 지내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당시 선비 정신이 어떠했는지 보여주는 것입니다.

고아한 인품이 드러나는 연꽃 연못, 연당(蓮塘)

옛날 만들어진 연못에는 흔히 연꽃을 볼 수 있습니다. 어찌나 연꽃을 좋아했던지 연꽃이 있는 연못이라는 연당이 그냥 연못이란 뜻으로 쓰이고 있을 정도입니다. 그만큼 연꽃은 연못의 상징이자 없어서는 안 될 것이었습니다.

이는 중국 송나라의 학자인 주돈이와 관련이 있습니다. 주돈이는 도가사상의 영향을 받은 새로운 유교사상을 확립했는데 우주의 근원인 태극으로부터 만물이 생성되었으며 다음에 이기(二氣), 오행(五行), 남녀, 만물의 순서로 세상이 구성되고 인간은 가장 우수한 존재인데 중정(中正) 인의(仁義)의 도를 지키고 마음을 성실하게 하여 성인(聖人)이 되어야 한다며 도덕과 윤리를 강조했습니다.

그는 애련설(愛蓮說)이란 수필을 남겼는데 그 구절을 보면,
물이나 땅에 자라는 초록의 꽃은 사랑스러운 것이 매우 많다
진나라 도연명은 유독 국화를 사랑하였고
당나라 때부터는 세상 사람들이 모란꽃을 매우 사랑하였다.
나는 유독 연꽃이 진흙에서 나왔지만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맑고 잔잔한 물에 씻으나 요염하지 않으며
줄기의 속은 비고 겉은 곧으며
넝쿨도 치지 않고 가지도 치지 않으며
향기는 멀리 갈수록 더욱 맑아지며
꼿꼿이 깨끗하게 서 있어
멀리서 바라볼 수는 있어도
가까이서 만만하게 다룰 수 없음을 사랑하노라.
내가 평하건대 국화는 은일(隱逸)을 상징하는 꽃이요
모란은 부귀를 상징하는 꽃이며
연꽃은 군자를 상징하는 꽃이다.
아아! 국화를 사랑하는 사람은 도연명 이후로 들어본 일이 드물고
연꽃을 사랑하는 사람은 나만한 사람이 얼마나 될까?
모란을 사랑하는 사람이 당연히 많으리라
라고 했습니다.
즉 연꽃은 군자를 상징하니 곧 선비의 정신이 거기에 베어있다고 보는 것이며 그래서 연못에 연꽃을 심은 것입니다. 무기와 연당, 선비와 군자의 길이 어디에 있는지 보여줍니다.

바람에 몸을 씻는 집 풍욕루(風浴樓)

중국 초나라 왕족의 후예로서 춘추전국시대의 유명한 정치가인 굴원(屈原)은 뛰어난 학식을 가졌으며 초나라 회왕의 좌상으로 활약했습니다. 제나라와 동맹해 강국 진나라에 대항해야 한다는 합종파였으나 연횡파인 진나라 장의와 내통한 정적(政敵)과 왕의 애첩 때문에 뜻을 이루지 못했으며 제나라와 단교한 초나라는 진나라에 기만당하고 장의마저 풀어주게 됩니다.

제나라에 사신으로 가있던 굴원은 귀국해 장의를 죽이라고 간언했으나 이미 늦었고 회왕은 결국 진나라로 진격했다가 죽게 되며 장남 경양왕이 즉위하고 막내 자란이 재상이 되는데 이 자란이 아버지를 죽게 한 장본인이어서 이를 비난하다 결국 양쯔강 이남으로 추방당하게 됩니다.

어부사(漁父辭)는 이때의 작품으로 추방된 굴원이 강남을 헤메다가 호숫가에서 시를 읊고 있는데 어부가 나타나 그대는 삼려대부의 벼슬에 있었는데 어찌 여기에 있느냐고 묻습니다. 그러자 굴원이 세상 사람이 다 혼탁한데 나 홀로 맑고 대중이 모두 취해있는데 나 홀로 취하지 않았으니 이 지경이 되었다고 말합니다. 어부가 성인은 사물에 집착하지 않고 능란하게 세상의 추이에 응한다며 혼탁하면 같이 혼탁하고 취했으면 같이 취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습니다.

이에 굴원이 머리를 감은 사람은 반드시 갓을 털어서 쓰고 몸을 씻은 사람은 반드시 옷을 떨어서 입는다(新沐者必彈冠新浴者必振衣)라고 하면서 흐르는 물에 몸을 던져 고기 뱃속에 장사지낼지언정 세속과는 함께 할 수 없다고 답했습니다.

그러자 어부가 창랑의 물이 맑으면 갓끈을 씻고 창랑의 물이 흐리면 발을 씻는다(滄浪之水淸兮可以濯吾纓, 滄浪之水濁兮可以濯吾足)라고 하면서 웃으며 사라졌다고 합니다. 나중에 굴원은 결국 물에 투신해 죽는데 비극적인 삶으로 끝났지만 그의 문학작품은 높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특히 위의 두 구절은 인구에 널이 회자하는 명문입니다.

그리고 풍욕의 욕은 몸을 씻은 사람은 반드시 옷을 떨어서 입는다는 구절에서 따온 것이며 풍욕은 바람에 몸을 씻는다는 것이니 한시도 자기성찰을 멈추지 않고 노력하겠다는 사대부의 의지와 선비정신을 나타낸 것입니다. 즉 이미 몸을 씻은 굴원에 자신을 비유한 것이며 바람에 몸을 씻어 선비의 고고함을 지키겠다는 뜻을 표명한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무기연당의 연못 바깥은 돌을 쌓아 만든 석축으로 되어 있는데 풍욕루 앞 소나무 밑에 탁영석(濯纓石) 계단이 있습니다. 탁영은 갓끈을 씻는다는 것이며 무기연당에 있는 그 물에 갓끈을 씻겠다는 것은 곧 그 물이 맑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미 자신이 살던 세상이 맑은 세상은 아니었지만 자기가 거처하는 이곳은 맑다는 것을 강조한 의미로도 받아들여지고 혹은 제자를 잘 가르쳐 세상을 맑게 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낸 것으로도 받아들여집니다. 어디에서나 갓끈을 씻을 수 있는 세상이기를 바라고 싶습니다.

또 풍욕루의 간판 아래는 경(敬)이라고 쓰인 간판이 하나 더 있습니다. 이는 소수서원에 있는 경(敬)자바위와 연관이 있습니다. 1455년 왕위를 빼앗은 세조는 단종의 복위를 꾀하는 많은 이들을 죽이거나 귀양 보냈는데 특히 1457년 순흥부사였던 이보흠은 금성대군이 순흥으로 귀양 오자 의기투합해 영남지방의 인사들과 함께 단종 복위운동을 펼치다가 금성대군아래 있던 노비의 밀고로 단종과 금성대군도 사약을 받아 죽고 이보흠도 참형에 처형당하게 됩니다. 순흥을 현으로 강등하고 인근 30리의 주민을 모두 처형하면서 죽계천의 핏물이 10리를 흘러갔다고 하는데 이를 정축지변이라 합니다.

이때 주민들이 수장된 곳이 바로 소수서원의 경자바위 아래였으니 1543년 지금은 소수서원인 백운동서원을 세울 때까지도 억울한 영혼이 경자바위를 떠돌아 민심이 흉흉했기에 주세붕 선생이 직접 친필로 경자바위에 ‘경(敬)’자를 쓰고 글자 위에 붉은 칠을 한 후 제사를 지내니 더 이상 혼령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 경이라는 글자는 주역에 나오는 ‘군자는 경으로써 마음을 곧게 하고 의로써 행동거지를 방정하게 해야 한다. 경과 의가 서면 덕이 외롭지 않다(君子敬以直內義以方外敬義立而德不孤)’라는 구절의 바로 그 경입니다. 이 경의(敬義)는 주자학에서 강조되었고 이황이 학문의 요체라 했으며 남명 조식 선생도 만면에 경의 두 글자를 창문과 벽 사이에 크게 써두셨다 하니 곧 선비가 마음을 닦는 요결이라 할만한 것입니다.

무기연당의 주인인 주재성 선생은 주세붕 선생의 후인이니 곧 경자 간판을 걸어 주세붕 선생의 뜻을 기린 것이며 어떻게 자신의 마음을 닦을 것인지를 표현한 것이라 하겠습니다.  경이라는 글자를 통해 주재성 선생뿐만 아니라 서원을 세워 조선학문의 기틀을 세우고 인삼을 재배해 중국의 횡포로부터 백성을 편안하게 한 함안이 낳은 인물 주세붕 선생의 업적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은둔의 삶을 노래한 하환정(何換亭)

엄광(嚴光)은 후한 광무제의 죽마고우로서 높은 학식이 있었으나 광무제의 부름을 거절하고 은거해 낚시를 즐기다 죽습니다.  엄자릉, 엄릉이라고도 불리는 엄광은 후한을 일으켜 천하를 통일한 광무제가 가장 꺼려하던 인물이었으니 동문수학할 당시 학식이 그를 따르지 못했음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전쟁이 끝난 후 높은 이상과 도타운 덕을 지닌 그를 곁에 두고자 광무제는 여러 번 그를 청하지만 엄광은 이에 응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광무제가 계속 간청하자 한번은 궁궐에 들게 되었는데 문무백관이 모두 뜰아래에 엎드려 있는데도 개의치 않고 고개도 숙이지 않고 성큼성큼 걸어 대전까지 올라가 광무제에게 “아. 문숙(文叔)이 이게 얼마만인가?”하면서 하대하였습니다. 신하들이 어쩔 줄 모르자 광무제가 오랜만에 친구와 회포를 풀려고 하니 모두 물러가라고 한 후 밤늦게 이야기를 하다가 잠이 들었는데 엄광이 광무제의 배 위에 다리를 올려놓고 자고 있었다고 합니다.  후인이 이를 두고 시를 지었습니다.

萬事無心一釣竿 (만사무심일조간) 만사 생각 없고 다만 낚시대라
三公不換此江山 (삼공불환차강산) 삼공벼슬에도 이 강산을 놓을 소냐
平生誤識劉文叔 (평생오식유문숙) 평생에 잘못 본 유문숙 때문에
惹起虛名萬世間 (야기허명만세간) 이름 날려 온 세상에 퍼졌구나.

후에 삼공불환차강산은 임금의 부름에도 응하지 않고 초야에 묻혀 산 엄광과 같은 학자의 정신을 대변하는 문구로 조선선비의 좌우명이 되었으니 이는 곧 4대사회와 당쟁에 시달리던 당시의 상황과도 일치하는 것입니다.

하환의 환은 삼공불환차강산의 바로 그 환으로서 하환이란 어찌 바꾸겠느냐는 뜻이니 곧 삼공불환차강산과 같은 맥락으로서 은둔과 절개를 상징하는 문구로 사용된 것입니다. 이는 역시 관찰사 황선과 암행어사 박문수의 세 번의 천거에도 불구하고 끝내 벼슬길을 마다하고 초야에 묻혀 지낸 주재성 선생의 뜻을 잘 나타낸 문구라 할 것입니다. 현재 작가 미상의 하환정도(何換亭圖)가 남아있는데 함안박물관에서 구경할 수 있습니다.

하늘과 땅을 담은 국담(菊潭)

하환정중수기에 의하면 국담은 1717년에 만들어졌는데 마당에 연못을 파고 고기를 기르는 곳이었습니다. 연못 안에 석가산(石假山)을 쌓은 다음 이를 양심대(養心臺)라 하였으며 담장을 쌓고 영귀문(詠歸門)이란 문을 내었습니다.

1728년(영조 4년) 이인좌의 난이 일어나자 주재성 선생은 의병 200명을 모아 대구로 가자 관찰사 황선이 감동해 관군 3000명을 주어 분치령(分峙嶺, 남원과 함양의 고개)에서 서울로 올라가려는 적을 막게 했습니다. 전쟁이 길어지자 인근에서도 먹을 것을 구할 수 없게 되었으니 곧 굶어죽을 판이 되었는데 주재성 선생이 자신의 가산을 털어 백미 300석을 사서 배불리 먹이니 마침내 적을 물리치고 승리하게 되었습니다.

관군과 의병이 이에 보답코자 돌아가는 길에 마을 입구에 정충비를 세워 그 덕을 추모했는데 일설에는 의병과 군사들이 연못을 꾸며 주었다고 하나 화환정중수기에 이에 대한 구절이 없는 것으로 후인의 추측으로 여겨집니다. 그러나 의병과 군사들이 자발적으로 정충비를 세워 준 것은 가산을 털어 백미를 마련해 준 은혜에 보답한 것이니 정충비와 함께 무기연당의 의미가 더욱 새로워집니다.

연못을 보면 네모나게 못을 만들고 그 안의 섬은 동그랗습니다. 이것은 우리나라 고대의 천원지방(天圓地方)사상, 즉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나다는 것을 표현한 것입니다. 서울 중구에 있는 원구단은 천자가 제사지내는 단인데 역시 하늘에 제사지내는 단은 둥글고 땅에 제사지내는 단은 네모납니다. 태백산의 천제단도 둥근 모양과 네모난 모양이 함께 어우러져 있다고 합니다.

무기연당의 연못도 그렇게 만들어졌는데 연못의 외곽 석축은 네모나고 연못 석가산은 둥그니 그래서 하늘과 땅을 담았다고 표현한 것입니다. 그리고 양심대 아래 바위에는 백세청풍(百世淸風)을 새겼는데 오랫동안 부는 맑은 바람은 곧 영원토록 변치 않는 맑고 높은 선비가 지닌 절개를 상징하니 다시 한번 선비의 철학을 다짐한 것입니다.

주재성 선생은 이 연못을 국담이라 하고 또 자신의 호로 삼았으며 거기서 『중용』과 『대학』을 주석한 용학강의(庸學講義)』, 『논어』ㆍ『맹자』ㆍ『주역』 등을 추연한 경의집록(經義輯錄)』, 중국과 우리나라의 역대예설을 집약한 『거가요범(居家要範)』 등의 저서를 짓고 제자를 가르치며 유유자적했으니 그 호방함이야말로 누구도 쉽게 따를 수 없는 것으로 평범함을 벗어난 것이라 하겠습니다.

1743년 돌아가신 주재성 선생은 1783년 영남유생의 상소로 정려를 받고 1788년 무기연당이 있는 뒷산 아래의 기양서원(沂陽書院)에 배향되었으나 이 서원은 대원군의 서원철폐령에 훼철되고 1971년에 세운 충효사(忠孝祠)가 무기연당의 남쪽에 서있습니다.

무기연당은 1984년 12월 24일 중요민속문화재 제208호로 지정되었으며 조선후기 연못의 정수를 보여주는 백미로서 정원문화 연구의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또 56매의 국담 선생의 책판이 전해오고 있어 1985년 1월 14일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242호로 지정되었으며 대대로 살던 주씨고가도 같은 날 경상남도민속자료 제10호로 지정되었습니다.

이 주씨고가의 대문은 보기 드물게 솟을삼문으로 되어 있는데 이는 충효쌍정려문으로서의 위상을 보이기 위해 만든 것으로 짐작됩니다. 국담 선생이 받은 충신 정려와 그 아들 주도복 선생이 어머니의 병이 위독하자 손가락을 잘라 피를 흘려 넣어 목숨을 연장케 해서 받은 효자 정려가 나란히 걸려 있습니다.

이 주도복 선생의 호는 주씨고가의 사랑채의 별칭이기도 한 감은재(感恩齋)인데 부모와 나라의 은덕에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 않으려고 한 선생의 마음이 배어나오는 이름입니다. 선생은 지극한 효성으로 정려를 받았을 뿐만 아니라 영조대왕이 승하하자 3년 동안 궁궐을 향해 조석으로 절을 올렸다고 합니다.

또 사당인 불조묘(不祧廟)가 있습니다. 불조묘의 불(不)은 이인좌의 난을 평정한 국담 선생을 기리어 처음 사당을 지을 때 왕명으로 ‘영원히 위패를 옮기지 말라’고 하였기에 이를 쫓아 이름을 지은 것입니다. 그만큼 선생을 높이 평가한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되며 드높은 선생의 위엄이 서려있는 이름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냥 오래된 집과 연못으로 보이는 무기리 주씨고가와 무기연당. 그러나 거기에는 조선 선비의 철학이, 그 꼿꼿한 절개가 살아 있고 이를 담은 많은 이야기가 숨어 있는 곳입니다.

마지막으로 무기연당이 있는 칠원면 무기리의 무기(舞沂)의 유래를 함안의 지명유래 책자에 보면 무기연당에 있는 뒷산인 작대산(지금은 청룡산으로 개칭)에서 물이 춤추면서 내려오기에 무기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했는데 그보다는 무기연당이 있기에 무기리가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혹은 청룡산과 천주산의 골짜기가 깊어 무기마을에 물이 많이 흐르기 때문에 목욕하기 좋고 또 경치도 좋아 바람도 쐬기 좋은 곳이기에 무기라고 한 것이 아닌가도 합니다.

스토리텔링의 시대. 함안에서 가장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곳이 바로 주씨고가 특히 무기연당입니다. 이제 새롭게 쳐다보고 경건히 옷깃을 여며야 할 것이며 많은 사람이 그 깊은 뜻을 알게 되었으면 합니다.

마이뉴스코리아/황영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