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신세를 졌다.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이 받은 고통이 너무 크다.
앞으로 받을 고통도 헤아릴 수가 없다.
여생도 남에게 짐이 될 일 밖에 없다.
건강이 좋지 않아서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책을 읽을 수도 글을 쓸 수도 없다.

너무 슬퍼하지 마라.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미안해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운명이다.

화장해라.
그리고 집 가까운 곳에 아주 작은 비석 하나만 남겨라.
오래된 생각이다.

바보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사저의 컴퓨터에 14줄의 글을 한글 파일로 남긴 마지막 유서이다. 누가 그를 죽음으로 내몰았는가? 여기에 이명박 대통령, 검찰, 한나라당, 조중동은 결단코 그의 죽음과 무관하다고 떳떳하게 아니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까?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두고 진보신당 당원 게시판에 남긴 ‘노무현 대통령의 추억’이라는 제목의 글에 "전과 14범도 멀쩡히 대통령 하고, 쿠데타로 헌정파괴하고 수 천억 검은 돈 챙긴 이들을, 기념공원까지 세워주며 기려주는 이 뻔뻔한 나라에서, 목숨을 버리는 이들은 낯이 덜 두꺼운 사람들인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나는 '진중권'이란 인간은 잘 모르지만 그가 말한 "전과 14범의 멀쩡한 대통령"은 너무나 잘 알고있다. 아니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당연히 다 아는 공공연한 사실 아니겠는가. '진중권'이란 인간은 평소 노무현정부를 비아냥거리고 조롱하는 논조의 글을 자주써 대중들에게 잘 알려져 있던데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하고 나서 이런 옹호성 글을 다 쓰는걸 보니 아마 그는 난 사람임은 확실한데 된사람은 아닌듯하다. 나만의 생각일까. 졸렬한 정치보복 정권의 시녀, 이명박정부는 왜 그토록 죽은 권력의 노무현 전 대통령을 만신창이가 되도록 집요하게 괴롭혔을까?

집권 당시 탄핵발의 부터 퇴임때 까지 사사건건 발목잡기를 하더니 그것도 모자라 퇴임 후 고향인 봉하마을로 내려가 평범한 촌부로 그렇게 초야에 묻혀 남은 생을 살겠다는 그를 정령 죽음의 그늘로 사정없이 내몰아야 속이 편했단 말인가.

군부 쿠테타로 정권을 갈취하고 수 천, 수 조 원의 정치자금과 무고한 광주시민들에게 총포를 발사 하고도 "내 통장에는 29만원 밖에 없다"라고 말하는 전직 대통령은 잘먹고 잘살게 두고, 천신일, 이상득 의원과 이명박 대통령 사이의 의혹에 대해서는 지극히 둔감한 검찰이 왜 유독 '죽은 권력'에 대해서만 조사를 집요하다 못해 너무 지나칠 정도로 압박수사를 펼친것은 어떻게 무엇으로 설명해야 할까?

이땅에 진정 무죄 추정의 원칙이 적용되고 있는가? 우리나라 헌법 제 27조에는 "형사피고인은 유죄의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한다" 라고 되어 있다. 또한 형사재판에 들어가서도 형사피고인은 재판과정에서 무죄로 추정해야 한다.

하지만 이번에 검찰은 유죄를 입증할만한 정확한 물증도 확보하지 못하였으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다시는 기사회생하지 못하도록 철저히 짖밟고 무시 했으며 마치 범죄사실이 명확히 들어난것 처럼 피의사실을 낱낱이 사전에 언론에 흘리는 방식으로 마치 야구중계하듯 그렇게 수사결과를 언론에 생중계해왔다.

그러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후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해 형언할 수 없이 슬프고 안타깝게 생각한다.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라고 말하며 "노 전 대통령 수사는 종결됐으며 따라서 관련자들 수사도 모두 종결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악화된 여론을 의식해서인지 "전직 대통령 예우를 많이 고려했는데도 이런 일이 발생해 충격"이라고 말했다. 참으로 지나가는 개가 웃을 일이고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격이라 아니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