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G20 정상회의 참으로 힘든 취재 였다. 국제적 행사가 한국에서 열리는 만큼 국내 기자들의 움직임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이슈가 되는 내용이 프레스센터가 설치돼 있던 코엑스 1층 국제미디어센터에 도착하면 기자들은 기사 송고에 발 빠르게 움직였다.

또 영상을 취재하는 카메라기자들은 영상을 담아 각 방송국과 자사에 영상을 송고하느냐 바삐 움직였고, 취재기자들은 노트북에서 손을 뗄 수가 없었다. 하나라도 더 내용을 담아 기사를 작성하는 손은 초고속 IT 강국의 모습을 손에서도 재연하기에 충분했다.

기자는 10일 저녁 7시 45분 삼성역에 도착했다. 아뿔싸. 취재기자로서는 해서는 안 될 실수를 하고 말았다. 기자증을 놓고 온 것이다. 이렇다보니 삼성역에서 1차 검문에 막히고 말았다. 기자라고 하자 기자증을 보여 달라는 것이다.

기자증을 놓고 온 본 기자가 기자증을 놓고 왔다고 하자 신분증을 다시 달라고 한다. 신분증을 주니 여기저기 신원확인을 한다. 아마 기자라고 하면서 기자증이 없으니까 의심 하는듯한 눈초리로 나를 본다. 그리고 기자의 신분이 확인되고 언론인들만 통행할 수 있는 별도의 통로를 안내한다.
이번에는 자원봉사자가 물어본다. 진짜 기자냐고. 나는 기자라고 말하고 기자증 대신 명함을 내민다. 그 자원봉사자는 정말 기자네요. 좋겠어요. 자유롭게 통행할 수 있으니까 저도 기자하고 싶은데요. 나에게 물어본다.

나도 자원봉사자에게 물어본다. 어떻게 서울 G20 정상회의 자원봉사자를 하게 됐냐고. 그 자원봉사자는 기자에게 좋은 경험과 이번 서울 G20 정상회의 시민으로서 참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감동적이었다.

삼성역에서 기자와 동행한 자원봉사자는 1층으로 나가 한국전력공사본사로 안내한다. 나는 자원봉사자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고 발길을 재촉했다. 근데, 길을 몰라…….

우역곡절 끝에 경찰에게 물어본다. 한국전력공사본사 취재 등록 센터로 가려면 어디로 가냐고. 경찰은 친절하게 위치를 알려준다. 200미터 가셔서 오른쪽에 있는 편의점을 끼고 돌아 들어가면 보인다고.

200미터를 지나 편의점이 보인다. 나는 한국전력공사본사 정문에 도착했다. 이번에는 경호원과 경찰이 함께 입구에서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 나는 기자인데 기자증이 없다고 말하며 취재인증서를 보여준다.

경찰은 취재인증서와 신분증을 확인하고 나를 들여 보내준다. 이번에는 별도의 신원 절차 없이 들어갈 수 있었다. 여기까지 오는데 검문으로 인해 불편했지만 안전한 서울 G20 정상회의의 개최를 위한 절차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불편함을 감수했다.

드디어 누구나 들어갈 수 없고, 기자라고 모두다 취재비표를 받을 수 없다는 등록 센터에 도착했다. 이번에는 번호표를 나눠주고 전광판에 번호가 뜨면 들어가서 비표를 받으라고 자원봉사자가 안내해 준다.

3분을 기다리다 드디어 내 차례가 왔다. 전광판에 231번. 내 번호다. 나는 신분증을 내고 신원 확인을 거친 다음 내 사진과 이름, 회사명으로 되어 있는 비표를 받았다. 근데 이상했다. 그 비표에 최첨단 무선주파인식시스템이 내장돼 있다.

나는 비표를 목에 걸고 당당히 정문으로 나가 코엑스로 향하는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렸다. 주변 사람들이 내 목에 있는 비표를 보고 수군거린다. 어머. 기자인가 봐. 좋겠다고 저기도 들어가고. 나는 그들의 이야기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신호가 파란불을 바뀌고 나는 그들을 뒤로 하고 코엑스로 향해 걸어간다. 그리고 동문 출입문을 열고 들어갔다. 일반인들은 절대 들어갈 수 없는 곳이다. 아니 비표를 착용하지 않으면 들어갈 수 없는 특별한 경호구역이다. 경호안전구역에 처음으로 들어간 것이다.

여기서부터 검문이 시작됐다. 일단 소지하고 있던 카메라 가방과 열쇠, 핸드폰, 외장형하드 등을 검색대에 올려놓았다. 그리고 천천히 통과하던 나는 내 머리 위해 있던 화면에 내 취재비표에 있는 사진과 얼굴이 대조되고, 일치 판정이 뜨면서 출입허가가 떨어졌다.

근데 이번에는 삐~~~ 경고음이 울리고 경찰과 경호원, 자원봉사자가 와서 나를 둘러싼다. 그리고 호주머니에 머가 있냐고 물어본다. 호주머니에 손을 넣은 나는 순간 당황했다. 이들도 나를 보고 당황하는 눈치였다.

흡사 나는 테러범으로 몰리는 상황인 듯싶었다. 경호원이 누군가를 호출하고 나는 호주머니에서 동전과 카터 칼을 압수당했다. 동전은 다시 돌려받았지만, 카터 칼은 안전을 위해 12일까지 보관하고 있다 돌려주겠다고 말하고 가져간다.

그리고 등록 센터에서 한 여직원이 나와서 나를 보고 기자임을 확인 해준다. 아마도 경호원이 등록 센터에 호출한 모양이다. 나는 여기까지 오는데 난항 아닌 난항을 겪었다. 그리고 내가 바라고 바랬던 국제미디어센터에 들어갔다.

행사 하루 전이어서 그런지 기자들이 많지는 않았다. 나는 적당한 자리를 잡고 기사를 작성했다. 노트북이 없어 수첩에 메모했다. 그리고 국제미디어센터를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었다. 나중에 기사를 쓰기 위해서다.

그리고 마이뉴스코리아 대표에게 입성했다는 보고 전화와 함께 취재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지난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실시간으로 기사를 섰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종합으로 기사를 작성하고, 정상선언문을 요약하여 기사를 작성하기로 했다.

첫 날은 솔직히 기자도 쉬고 싶어서 국제미디어센터를 나왔다. 그리고 인근에 숙소를 잡고 잠을 잤다. 이렇게 첫 날을 보낸 기자는 11일 아침 부지런히 코엑스를 가기 위해 택시를 탔다. 처음에는 통제되는 줄 알았다. 통제는 아직 안했다.

아침 8시 코엑스에 도착하여 검색대를 통과하여 취재를 시작했다. 그리고 비즈니스 서밋이 열리고 있는 쉐라톤 워커힐 호텔로 출발했다. 코엑스에서 기자들을 위해 차량을 운행했다. 쉐라톤 워커힐 호텔에 도착하여 등록 센터에서 별도의 출입증을 발급 받았다.

하지만 공동취재단으로 등록하지 못한 기자는 출입할 수 없었다. 국제미디어센터에만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아쉬운 대로 국제미디어센터로 들어가 상황을 취재했다.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이 관련 브리핑을 시작했다.

코엑스로 다시 온 기자는 인근에 마련된 라운지에서 점심을 뷔페로 해결했다. 취재를 하는 내외신 기자들을 위해 정부에서 제공하는 식사였다. 저녁까지 먹고 빈둥빈둥 돌아다니고, 잠시 눈을 부친다는 것이 3시간 낮잠을 잤다.

그리고 오후 6시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저녁 만찬을 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기자도 정신을 차리고 전광판에 나오는 각국 정상들의 도착 모습과 일부 만 찬하는 모습을 봤다. 그리고 밤 9시 넘어 역시 인근에 있는 숙소를 잡았다.

10일 저녁에 미리 2박 3일 숙박을 예약한 상태였다. 숙소에서 여정을 풀고 TV를 통해 방송되는 정상회의 관련 내용과 취재내용을 수첩에 메모한다. 그리고 잠을 잤다.

12일 역사는 시작됐다. 기자는 역사적인 서울 G20 정상회의 취재를 위해 6시에 일어나 코엑스까지 30분 만에 도착, 취재를 시작했다. 이미 코엑스 1층에 마련된 국제미디어센터에는 4,000여명에 가까운 기자들이 몰려 있었다.

섹션1, 섹션2, 섹션3, 섹션4, 섹션5 이렇게 나눠 20개국 정상들이 논의를 시작했다. 중간에 점심도 해결하고, 중간 중간 휴식 시간도 가지기도 했다. 그리고 정상선언문이 나왔다. 사전에 기자들에게 배포됐다. 그리고 의장국 자격으로 이명박 대통령이 정상선언문을 읽었다.

기자들의 손놀림 역시 초고속으로 움직였다. 그리고 기자는 취재를 마치고 오후 6시경 코엑스를 떠났다. 취재를 모두 마무리하고 밖으로 나오자 시민들도 궁금했는지 여기저기서 웅성거린다. 어떻게 되냐고 기자에게 시민들이 물어봐 지금 정상선언문이 나왔다고 말해주었다. 박수가 나왔다.

집으로 향하는 길에 잠시 뒤를 돌아보았다. 코엑스가 어느 때보다 웅장해 보였다. 다만 도로에는 완전통제로 차량이 없어 쓸쓸하기도 했다. 아차. 삼성역에서 지하철이 무정차 통과한다는 이야기를 잊었던 기자는 경찰이 통제하여 알게 되었다.

종합운동장역으로 이동해 서울역으로 향해 출발했다. 2박 3일간 코엑스에서 서울 G20 정상회의 취재를 마친 기자는 이제 해외로 나가 취재하는 역할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지난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롯데호텔에서 취재를 한 경험이 있다.

마지막으로 이번 서울 G20 정상회의가 성공적인 개최가 될 수 있도록 시민들의 협조가 대단했다고 생각한다. 또 IT 강국 대한민국답게 인터넷이 전혀 끊이질 않았다는 것은 그 만큼 대한민국을 전 세계인들에게 알리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자부한다.
마이뉴스코리아 /유명조 기자
[작성일: 2010-11-13 18:18:27]    [출판일: 2010-11-13 19:38: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