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박물관 특별기획 전시, 백승옥박사와 함께 떠나는 말이산 4호분의 비밀

함안박물관을 찾았을 때는 오후 3시쯤이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함안박물관 학예연구실장 백승옥 박사를 만나 전시실의 안내를 부탁 하였다.

백승옥 박사를 통해 말이산 4호분 90년만의 귀향에 대한 찬란했던 아라가야의 역사 속 진실을 들을 수 있었다.

백승옥 박사는 특별전의 의미를 일본 제국주의가 우리나라를 강제로 정렴하고 있었던 시절, 그들은 이러한 고분발굴을 통해 고대에 그들의 조상이 가야지역을 200년 동안이나 지배, 통치하였다는 이른바 '임나일본부설(任那日本府說)을 증명해 내려는 야욕을 부렸지만 발굴결과는 전혀 달랐다, 그들이 바라던 모습과 달리 오히려 아라가야의 위대한 문명이 펼쳐졌던 것이었다고 한다.

당시 발굴된 유물이 다행히 일본으로 건너가지는 않았지만, 경향각지에 흩어져 그야말로 인고(忍苦)의 세월을 보내던 중 최근 가야전문박물관인 국립김해박물관에서 4호분 출토 유물을 한자리에 모두 모았지만 이들 가운데는 그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된 것도 있었지만 각고의 노력과 섬세한 보존처리 끝에 지금의 함안박물관 바로 밑자리에 4호분이 위치하고 있어 원래의 자리를 떠난 지 꼭 90년 만에 귀향 한 것이며 그래서 특별전의 이름도 "함안 말이산 4호분 - 90년만의 귀향으로 하였다고 밝혔다.

전시실 입구에는 발굴당시의 사진과 과거 말이산 4호분의 사진과 같은 위치에서 촬영한 현재의 사진들을 비교 전시해 놓았다. 1914년 전 가야마을 전경과 2007년 가야마을 전경 그리고 1914년 전 말이산고분군 전경과 2007년 말이산고분군 전경을 전시해 세월의 변화를 실감할 수 있도록 배치 해놓은 것이다.

또 전시실 위에는 유물이 발굴되어 포장되고 전시되는 과정을 관람객들이 알 수 있도록 촬영한 사진을 전시하여 발굴모습과 유물의 포장 그리고 무진동차로 운송되는 과정 그리고 전시되는 과정을 관람객이 쉽게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또 그 중 1915년 발굴 당시 남문외고분군에서 바라보며 스케치한 가야마을 사진 등은 눈여겨 볼만한 것이었다.

본 전시실 입구에는 두 장의 흑백사진이 전시되어있었다. 백승옥 박사는 그 사진이 바로 말이산 4호분의 내부 사진이라고 알려 주었다.

4호분은 말이산의 융기상 지형을 활용하여 축조되었는데, 봉토는 깨진 암반편이 다량 포함된 산 흙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무덤주체부시설은 석곽(969X166cm이며 측벽은 할석으로 축조하였고, 바닥에는 판석을 깔고 석곽 벽에는 이른바 감실(龕室)로 불리는 특이한 홈 시설이 확인되었다고 한다.

양쪽 장벽(長壁)에는 서로 대칭하여 각각 2개소가 확인되었고 내측 단벽(短壁)에는 1개소만 확인되었다고 한다. 원래는 맞은편 단벽에도 홈 시설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석관 내부 조사과정에서 없어진 것으로 추정하였다. 이러한 홈 시설은 말이산의 다른 대형무덤에서 계속 확인되고 있어, 안라국의 특징적인 무덤구조로 인정된다고 한다.

전시실 바닥에는 4호분 석곽의 크기와 똑같이 석곽의 특수시설 모형을 그려 놓았다. 석곽 벽의 홈 시설은 처음에는 등감(燈龕 : 등잔을 넣는 곳)으로 보였으나, 최근에는 목조 가구(木造架構)를 설치하기 위한 홈 시설로 알려졌다.

석곽에 목조 가구를 설치한 이유는 덮개돌을 지탱하기위한 시설이라는 견해와 목관보호를 위한 시설이라는 견해 가 있지만 전시실 바닥에는 덮개돌을 지탱하기 위한 시설에 대한 그림을 모형으로 그려 놓아 관람객의 그 규모를 알 수 있도록 해놓았다.

전시실은 그리 크지는 않았다. 그리고 전실 내부에 전시되어 있는 유물들은 대부분이 고분의 주인 유골의 머리 부분에서 출토되었다고 한다. 또 고분의 주인 아래에는 다섯 명의 순장자로 보이는 유골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순장은 죽은 사람을 위해 살아있는 사람이나 동물을 죽여 함께 묻는 매장행위로 고대의 장례 풍습 중 하나였다고 한다.5세기 영남지역의 주요 고분군에서도 이러한 순장을 확인할 수 있으며 가야지역에서도 지배층 내에서는 순장이 일반적으로 행해졌음을 알 수 있었다. 가야의 순장은 주곽순장, 부곽순장, 순장곽순장이 있다. 주곽순장은 주인과 같은 무덤에 순장자가 묻히며 머리나 발밑에 순장시키는 유형이다.

부곽순장은 부곽에 순장시키는 유형이며 순장곽순장은 순장자의 곽을 따로 만든 뒤 순장시키는 유형이다. 말이산 4호분의 순장자는 5명 또는 6명으로 추정되며, 하나의 무덤 안에 주인과 순장자가 함께 묻히는 주곽순장방식이다. 이 고분에서는 인골과 치아로 생각되는 편이 출토되었으나, 발굴 후 다시 묻어 정확한 상황은 알 수 없다고 한다.

백승옥 박사는 말이산 4호분에서 출토된 토기는 약 140여점 정도라고 한다. 그중 80%가 고배류이며, 그 외 원저단경호, 기대, 파수부배, 대부장경호, 압형토기, 차륜토기가 출토되었다고 한다.

고배의 투창형태는 화염형, 삼각형, 세장방형 등 다양하며, 유개식 상하 일렬 장방형투공고배가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한다고 한다. 고배의 대각은 이전시기의 것보다 작아지는 편이며 특히 화염형투창고배는 배신의 깊이가 얕아지며 1줄의 돌대가 돌아가며 나팔상의 대각에는 화염 문이 3곳 배치되고 투창의 아래에 1줄의 돌대가 돌아간다.

기대는 고배형의 대형기대가 유형 하는 데 바로 발형기대이다. 대각에 장방형투창과 더불어 원점문(圓點文)이 보인다. 대상물을 높이 올려놓는 기능이 강조된 의례용 토기인 통형기대도 출토 된다고 한다.

특히 전시실에 전시되어 있는 토기들 중 하나를 눈여겨 봐달라며 수레바퀴모양을 한 토기로 안내를 한다. 이 토기는 아주 정교한 수레바퀴모양을 하고 있는데 그것은 그 시대에 이미 이러한 바퀴를 한 수레가 다녔다는 증거이며 이러한 수레가 다니기 위해서는 그러한 도로시설이 갖추어져 있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말 수레바퀴모양이 정교한 토기는 그 용도가 궁금하기도 하다. 그리고 아라가야인 들의 정교한 솜씨가 감탄스럽다. 그들의 흙을 빗어 만든 토기 중에 또 하나의 특징은 바로 불꽃 무늬토기라고 한다. 이 불꽃무늬토기는 아라가야 토기만의 특징이라고 한다.

불꽃무늬토기는 굽다리접시의 굽다리에 있는 투창형태가 불꽃무늬와 비슷하다하여 화염형투창고배(불꽃무늬굽다리접시)로 불린다고 한다.

1917년 말이산 4호분(구 34호분)을 발굴한 금서룡(今西龍)은 화염형투창토기 6점에 대해 '싹이 튼 마늘모양을 이룬 창을 가진 토기로서 크기는 중형으로 유물 중 가장 전방에 가까운 좌우에 3개씩 열을 지어 남아있고, 다른 장소에는 이 종류의 것은 없고 창의 형태를 아마 세장한 방형의 창과 작은 원형의 창 두개를 약식으로 표시한 것이라고 서술하고 있는 점으로 미루어 보아 그 투창 모양을 싹이 튼 마늘모양으로 인식하기도 하였다.

지금 까지 약 150여 점의 화염형투창토기가 확인되었고 함안지역 31기의 고분에서 출토되었다고 한다. 화염형투창토기의 분포는 함안지역, 부산, 창원, 마산, 김해, 경주, 거창, 김천, 울산, 의령, 진주, 창녕 등에서 확인되며 출토 량의 90% 이상이 함안 또는 그 주변지역에서 확인되었다. 함안권역은 안라국 당시의 직. 간접적인 영역으로 불 수 있고 나머지 는 대외교류의 의한 것이라고 설명해 주었다.

이날 백승옥 박사는 이 전시회를 기획할 때 의도는 우리지역의 수많은 학생들이 와서 자신들의 살고 있는 지역의 역사를 바로 알고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경상남도교육청을 비록 각 지역 교육청에 공문을 보내 협조를 요청하였지만 별 반응이 없어 아쉬웠다고 한다. 다른 지역을 떠나 함안지역 학생들 만이라고 와서 보고 바른 역사를 체험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이라고 전한다.

백승옥 박사는 경남거창 출신으로 부산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부산대학교 대학원 을 졸업하였으며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일본 구주대학교, 동경대학교, 객원연구원을 거쳐 부산대학교, 부경대학교, 경성대학교 강사를 역임하였다. 또 울산대학교 연구교수를 거쳐 현재 함안박물관 학예연구실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그의 주 전공은 한국고대사 중에서도 가야사와 고구려사 이다.

백승옥 박사는 이렇게 말한다. 자신은 함안박물관을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가야사 박물관으로 만들고 싶다고 한다. 차라리 함안은 아라가야의 중심이라 연구 분위기도 좋고 또 주변에 고분들이 있는 현장 가운데 박물관이 위치해 더욱 중요한곳이라며 그의 박식한 지식과 해설로 전시실을 둘러 볼 수 있었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뜻을 전한다.

함안말이산 4호분 - 90년만의 귀향에 여러분들의 많은 동참을 바란다. 특히 지역 학생들이 한번쯤 다녀가야 할 흔치 않는 중요한 순간이다. "함안 말이산 4호분 - 90년만의 귀향" 특별순회전은 10일 오후 2시 함안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개막하였다. 그리고 내년 2월 10일까지 두 달간 함안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

마이뉴스코리아/황영희기자

최종편집일: 2007-12-20 오후 5: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