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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남최고위급 회담 못할 이유 없다
등록일 : 2015-01-07 (수) 12:10
깜짝 카드 발언 배경에 관심 쏠려, 광복 70주년 남북정상회담 이뤄지나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1일 사전 녹화된 것으로 보이는 신년사에서 북남 최고위급 회담을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사실상 남북정상회담 발언을 김정은이 먼저 꺼낸 것이 아니냐는 반응이다. 앞서 지난해 12월 박근혜 대통령도 2015년 1월 중 남북대화를 하자고 제의한 바 있어 박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김정은의 화답이 아니겠냐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청와대도 긍정적으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또한 남북정상회담과 관련 지지한다고 밝혀 꽁꽁 얼어붙어 있는 남북관계에 청신호가 아니겠냐는 것이다. 그동안 남북은 두 차례 정상회담을 평양에서 가진 바 있다. 2000년 6월 13일부터 15일까지 김대중 전 대통령이 대한민국 공군 1호기로 북한 평양순안공항에 착륙, 김정일 국방위원회 위원장과 분단 이후 사상 처음으로 평양에서 손을 잡았고, 이후 남북정상회담을 가졌으며, 6.15 남북공동선언도 발표했다. 두 정상이 평양순안공항에서 손을 맞잡은 장면이 생생하게 한국과 전 세계로 전달됐다. 2007년 10월 2일부터 4일까지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회 위원장 간 두 번째 남북정상회담이 평양에서 이뤄졌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과 달리 이번에는 공군 1호기가 아닌 육로를 통해 대통령 전용차량으로 평양에 방문했다. 앞서 도라산 남방한계선을 넘어 도라산 역과 봉동 역 사이 군사분계선에 정전휴전 이후 사상 처음으로 남한 대통령이 넘은 것이다. 시간은 10월 2일 오전 9시 5분이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군사분계선을 넘는 장면은 방송 카메라를 통해 한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로 생중계됐다. 그리고 2000과 같이 10.4 남북공동선언문이 발표됐다. 한반도는 금세 통일이 될 것 같이 분위기가 화해로 돌아서는 듯 했다. 특히 2007 남북정상회담 때 정상회담을 모두 마치고 육로를 통해 다시 남한 도라산 역까지 귀환하는 길에 개성공단을 남한 대통령으로서는 사상 처음으로 방문했다. 이 장면 역시 개성공단에서 생중계로 남한은 물론이고 전 세계로 방송됐다. 개성공단에 별도의 중계차가 없었는데 도라산 역에 배치됐던 중계차와 KT중계망을 통해 전파를 쏘아 올린 것이다. 이후 한반도는 북한의 도발이 이어지고, 북한의 일방적인 개성공단 폐쇄로 우리 측 근로자가 철수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하고, 핵실험을 강행하는 등 남북은 꽁꽁 얼어붙어 있는 상황이 현재의 한반도이다. 그런데 2015년 광복 70주년 새해 아침에 북한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의미 있는 발언을 먼저 꺼낸 것이다. 북과 남은 이미 합의한 대로 조국통일 문제를 사상과 제도를 초월하여 민족공동의 이익에 맞게 풀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남 사이 대화와 협상, 교류와 접촉을 활발히 하여 끊어진 민족적 유대와 혈맥을 잇고 북남관계에서 대전환, 대변혁을 가져 와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북과 남이 싸우지 말고 힘을 합쳐 통일의 새로운 길을 열어나가는 것은 겨레의 한결같은 소망이고, 북과 남은 더 이상 무의미한 언쟁과 별치 않은 문제로 시간과 정력을 헛되이 하지 말아야 하며, 북남관계의 역사를 새롭게 써 나가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여기에 김정은은 우리 민족의 뜻과 힘을 합친다면 못해낼 일이 없다며, 북과 남은 이미 통일의 길에서 7.4공동성명과 역사적인 6.15공동선언, 10.4선언과 같은 통일헌장, 통일대강을 마련하여 민족의 통일의지와 기개를 온 세상에 과시했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는 남조선 당국이 진실로 대화를 통하여 북남관계를 개선하려는 입장이라면 중단된 고위급접촉도 재개할 수 있고 부분별 회담도 할 수 있다고 본다며, 분위기와 환경이 마련되는데 따라 최고위급 회담도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한 것이다. 사실상 남북정상회담 발언을 꺼낸 것으로 풀이되는 부분이다. 김정은의 발언은 이 뿐만이 아니다. 조국해방 70돌이 되는 올해에 온 민족이 힘을 합쳐 자주통일의 대통로를 열어나가자 이것이 전체 조선민족이 들고나가야 할 투쟁구호이고, 조선반도에서 전쟁위험을 제거하고 긴장을 완화하며 평화적 환경을 마련하여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 남조선에서 해마다 그칠 사이 없이 벌어지는 대규모 전쟁연습들은 조선반도의 긴장을 격화시키고 민족의 머리위에 핵전쟁의 위협을 몰아오는 주되는 화근이며, 상대방을 반대하는 전쟁연습이 벌어지는 살벌한 분위기 속에서 신의 있는 대화가 이루어질 수 없고 북남관계가 전진할 수 없다는 것은 두말할 여지도 없다는 것이다. 침략적인 외세와 야합하여 동족을 반대하는 핵전쟁연습에 매달리는 것은 스스로 화를 불러오는 위험천만한 행위고, 우리는 나라의 자주권과 존엄을 침해하는 그 어떤 도발과 전쟁책동에도 단호히 대응할 것이며 징벌을 가할 것이라며, 남조선 당국은 외세와 함께 벌이는 무모한 군사연습을 비롯한 모든 전쟁책동을 그만두어야 하며 조선반도의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적 환경을 마련하는 길로 발길을 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민족을 둘로 갈라놓고 장장 70년간 민족분열의 고통을 들씌워온 기본 장본인인 미국은 시대착오적인 대조선 적대시 정책과 무분별한 침략책동에 매달리지 말고 대담하게 정책전환을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과 남은 자기의 사상과 제도를 절대시하면서 체제대결을 추구하지 말며 우리 민족끼리 이념에 따라 민족의 대단합, 대단결을 이룩하여 조국통일 문제를 민족공동의 이익에 맞게 순조롭게 풀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자기의 사상과 제도를 상대방에게 강요하려 하여서는 언제가도 조국통일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없으며 대결과 전쟁밖에 가져올 것이 없다며, 우리는 인민대중 중심의 우리 식 사회주의 제도가 가장 우월하지만 결코 그것을 남조선에 강요하지 않으며 강요한 적도 없고, 남조선 당국은 북남 사이 불신과 갈등을 부추기는 제도통일을 추구하지 말아야 하며 상대방의 체제를 모독하고 여기저기 찾아다니며 동족을 모해하는 불순한 청탁놀음을 그만두어야 한다고 경고했다. 우리는 앞으로도 대화, 협상을 실질적으로 진척시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전체 조선민족은 나라의 통일을 이룩하기 위한 거족적 운동에 한사람같이 떨쳐나서 올해를 자주통일의 대통로를 열어 놓는 일대 전환의 해로 빛내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광복 70주년이 되는 올해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겠냐는 반응이 나오면서 친박계의 한 원외 중진이 지난해 하반기 박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북한 고위급 인사들을 비공개 접촉한 정황이 일요신문에 포착됐다고 보도가 나왔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해 9~10월 증국과 싱가포르를 세 번 정도 다녀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친박에서 중진급 인사로 통하는 A씨 측근의 말을 빌려 보도한 것이다. 그러면서 A씨가 만난 북측 인사는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비서라고 보도했지만, A씨는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다는 것이다. 어디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비선라인으로 통했던 이들 모두 사실이라고 말한 적은 있었는가. 아니다 모두 모른다거나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기에 바빴다. 실제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은 극비리에 추진되어 청와대에서 공식 발표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적이 있었다. 사상 처음으로 이뤄졌던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은 2000년 1월 말 김대중 정부 당시 제기됐다. 북한 지도자가 금강산 관광과 당시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판문점을 통해 소떼를 몰고 방문하는 등 북한과 긴밀하게 접촉하고 있을 때 현대그룹을 통해 우리 정부에 정상회담 추진의사를 타진해 왔기 때문이다. 북한의 정상회담 의사 타진을 현대그룹을 통해 전달 받은 김대중 대통령은 당시 문화관광부 장관 이었던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을 중국 베이징으로 보내 송호영 북한 아태평화위원회 부위원장과 협상을 시작했고, 평양과 상하이에 비공식으로 5차례 만나 접촉 끝에 이뤄졌다. 당시 실무접촉은 우리 측 임동원 국정원장과 북한 측 임동옥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5월 27일 개성에서 만남을 가진 뒤 6.15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진 것이다. 2007년에는 당시 청와대는 아니라고 입장을 밝혔지만, 노무현 대통령 정무특보를 평양으로 보내 남북정상회담을 보내 사전 답사를 했지 않았냐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제2차 남북정상회담에는 정동영 당시 통일부 장관이 있었다. 정 장관이 2005년 6월 17일 평양에서 열린 6.15 민족통일대축전에 참가하기 위해 방북했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 남북정상회담을 원한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의사를 전달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리고 정 장관이 김 국방위원장을 만난 뒤 돌아와 노무현 대통령에게 김 국방위원장의 의사를 전달했을 것이고, 2006년 10월 노무현 대통령은 정동영 장관이 아니고 전혀 새로운 인물이었던 안희정 충남도지사를 중국 베이징으로 보내 북측 인사와 비밀접촉을 시작하게 지시를 했던 것이다. 11월 김만복 당시 국정원장이 비밀협상 책임자로 나섰고, 2007년 7월 노무현 정부는 북측에 김 전 위원장과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과 고위급 접촉을 제의하기에 이르게 된다. 이로서 북한은 8월 초 김 전 위원장을 비공개 초청하여 김-김 라인을 가동시켰고, 그해 8월 2일부터 5일까지 두 번 평양과 서울을 극비리에 오가며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의견을 보고했고, 2차 남북정상회담을 성시시킨 것이다. 아쉽게도 북한의 일방적인 선언으로 3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리지는 못했지만, 이명박 정부 때도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기 위해 접촉이 극비리에 비공개로 이뤄지기도 했다. 이 대통령의 특사로 임태희 전 노동부 장관이 2008년 10월 싱가포르에서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과 회동을 했다. 이후 2008년 11월 개성 자남산여관에서 2차례 비밀접촉이 이어졌고, 2009년 5월 9일 당시 김태효 청와대 대외전략비서관이 베이징을 방문해 북측 인사를 만났지만, 양측의 협상을 불발로 돌아기고 말았던 것이다. 북한이 6월 1일 국방위원회 대변인 명의로 충격적인 남북정상회담 관련 이야기를 공개한 것이다. 우리 측은 협상까지 이 사실을 비밀리에 붙이면서 정상회담을 위한 준비를 해오고 있던 상황이라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이유는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에 대해 북한이 사과를 한다면 정상회담을 갖자고 구체적인 시간표를 제시했다며, 자신들이 이를 거부하자 돈 봉투를 주려고 했다고 폭로하면서 협상이 결렬됐고, 우리 국민은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북한에 구걸한 거냐고 비판을 했다. 2015년 광복 70주년 새해 아침에 김정은이 신년사를 통해 북남 최고위급 회담을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 박 대통령과 김정은의 신년사에 A 씨를 포함한 핫라인이 가동되고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대목이다. 남북정상회담을 하는 것은 자체가 좋은 회담이다. 올해는 대선과 총선 등 큰 선거가 없어 남북정상회담을 하기에 가장 적기라고 정치권들은 입을 모아 말하고 있다. 올해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면 장소가 어디든 남북관계에 커다란 변화가 올 것으로 보인다. 앞서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5월 러시아 승전 70주년 기념식에 박근혜 대통령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초대했다. 남북이 아닌 제3국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마이뉴스코리아/유명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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